ROBES [ʁɔb], 로브
프랑스어로 어깨부터 다리까지 몸을 덮거나 감싸는 원피스 형의(하나의 피스로 된 형태의) 의복을 말한다. 머리부터 입는 방식이 대부분이며 앞이나 뒤, 혹은 옆 쪽에 열린 부분이 있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주로 여성 의복 용어로 한정되어 있으나 여러 다양한 문화권에서는 전통적인 남성 의상을 뜻하기도 한다. 유럽에서도 르네상스 시대 이전에는 양성이 모두 입는 드레스로 정의되기도 했다.

Photos

ROBES

VARIATION VII - i

ROBES

VARIATION VII - ii

ROBES

VARIATION VII - iii

ROBES

VARIATION VII - iv

ROBES

VARIATION VII - v

ROBES

VARIATION VII - 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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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ATION VII - vii

ROBES

VARIATION VII - viii

ROBES

VARIATION VII - ix

ROBES

VARIATION VII - x

About the Exhibition

 

saena의 일곱 번째 컬렉션인 ‘ROBES / VARIATION VII’, 로브에 관한 이야기는 한국 전통 복식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었다.

고운 옷감을 정성 들여 바느질해 완성하는, 소박하지만 우아함이 깃든 한복은 기본을 중요시하며 가지런한 마음가짐을 담아 옷을 짓는다는 정신에 우선적으로 가치를 둔다. 이번 로브 시리즈를 통하여 그러한 정신을 고스란히 반영하여 보여주는데에 주안점을 두고 작업하였다.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곧은 깃의 상의와 주름을 잡아 만든 하의를 연결시킨 포의 형태인 철릭은 드레스 형태의 디자인에, 왕과 사대부가 입었던 편복(평상시에 간편하게 입는 옷)인 창의, 직령, 도포 등은 가운 형태인 로브 디자인의 좋은 모티브가 되었다.

이번 컬렉션을 진행하며 한복에서 차용한 주요한 세가지는 옷감, 재단 패턴, 그리고 바느질법이다. 

모든 것을 기본에 충실했던 이번 작업의 시작은 정성 들여 짠 옷감을 찾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소재의 엄격한 선택을 통해 옷감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성질을 해치지 않고, 가감 없고 자연스러운 디자인을 통해 그 아름다움이 최대한 보여지게 했다. 이번 전시에 사용된 모든 옷감은 한국에서 옥사를 사용하여 전통적인 직조 방법으로 제작된 고운 명주를 택했다. 우아한 광택과 풍부한 촉감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진 명주는 중요한 날을 위한 한복을 지을 때 사용하는 고급 옷감이다. 옥사로 짠 옷감은 100% 견사를 사용한 견직물이지만 일반적인 평직 견직물에 비해 빳빳한 촉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듬이질 과정을 거쳤다. 다듬이질은 옷감의 구김살을 펴고 반듯하게 하기 위해 방망이로 두드리는 것인데, 이렇게 잘 다듬어진 옷감은 다림질한 것 이상으로 매끈하고 구김도 잘 지지 않으며 색이 은은하다.  


직사각형으로만 이루어진 한복 재단 패턴은 옛날 사람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놀랍게도 한복의 옷본은 따로 종이 패턴을 필요로 하지 않고 치수에 따라 모든 부분이 직사각형만으로 재단된다. 전통 복식에서는 볼륨과 스타일에 있어 일정한 유형이 만들어졌지만 이 방법을 잘 고민하다 보면 비율과 장식, 여밈을 달리해 수많은 디자인의 응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의복 패턴 작업을 할 때는 많은 곡선 패턴이 나오게 된다. 이런 곡선 패턴을 재단할 때 어쩔 수 없이 잘려나가 버려지는 옷감들을 보며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전통 복식에서는 이런 부분을 방지할 수 있다. 한복은 옷의 패턴 작업 과정을 최대한 시간적, 물질적인 면에서 효율적으로 전개한 디자인인 것이다.  

또한 바느질 법으로는 한국 복식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솔기 처리인 곱솔(깨끼 바느질)을 사용해 모든 옷이 제작되었다. 곱솔은 옷을 지을 때 솔기를 두세 번 곱게 박아서 올이 풀리지 않으면서 가늘고 곱게 바느질하는 방법으로 모시, 사, 노방 등의 얇고 비치는 감으로 홑옷이나 깨끼 옷을 지을 때 이용하는 바느질 법이다. 일반적인 서양식 솔기 처리에 비해 시간이 두세 배 더 걸리고 정확한 기술이 요구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의복은 겉면만큼이나 그 안쪽 역시 아름답다. 옷감의 투명도가 높아져도 안팎 모두 정갈한 모습을 볼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한복에 관한 간략한 조사를 마친 후, 이러한 한복의 장점에 착안해 그동안의 saena 드레스 디자인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아름다움의 연장선에 있는 10벌의 로브 디자인을 전개했다.

주독 한국 문화원 갤러리 2016년 여름 전시에서는 로브 10벌과 이를 촬영한 사진, 영상이 함께 전시된다. 사진전에는 독일 사진작가 토벤 긱(Torben Geeck)이 참여해 로브를 오브제로 삼은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빛의 조절을 통해 올이 고운 옷감과 바느질 작업의 정교함을 극대화하여 보여주며, 10가지 로브에 미묘한 움직임을 주어 하나의 아름다운 시리즈가 되도록 프레임에 담아냈다. 영상 작업에는 베를린의 아트 그룹 Honey-Suckle Company의 창립자며 소속 아티스트인 피터 키주어(Peter Kisur)가 디렉팅을 맡아주었고 치아키 후지(Chiaki Fujii)와 함께 퍼포먼스를 아트를 보여주었다. 퍼포먼스는 로브의 착장과 움직임에 따른 실루엣을 흥미롭게 보여주는데 촛점을 맞추어 진행되었으며, 촬영에는 알렉산더 기오르지우 (Alexander Gheorghiu), 편집은 피터 숄(Peter Scholl), 사운드는 옌츠 보게다인(Jens Bogedain)이 각각  맡아 주었다.

Film

ROBES - VARIATION VII

ROBES
VARIATION VII 
2016
상영시간 2’55”

Exhibition

전시회
ROBES Variation VII
- ÉTÉ 2016 -

2016. 06. 30. - 08. 20.
Leipziger Pl. 3, 10117 Berlin

Collection and Text / saena
Photos / Torben Geeck
Film / Direction & Performance - Peter Kisur,
Performance - Chiaki Fujii, Camera - Alexander Gheorghiu,
Editing - Peter Scholl, Sound - Jens Bogedain
Support / 주독 한국문화원

Making-of

ROBES [ VARIATION VII - ÉTÉ 2016 ]